안성에서 또다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것이 마땅한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련의 사고들을 보자면 이미 한국의 횡단보도는 " 사람보다 차가 먼저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또다시 반복된 횡단보도 사망사고로 인해 다시 한번 횡단보도 위반 차량에 대한 벌금 강화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망사고 도로 " 사람보다 차가 먼저"
지난 3월 1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60대 여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에 치어 넘어진 후 뒤 따라오던 소방차가 여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뒷바퀴에 다시 한번 치여 결국 사망하고 만 것이다. 사고를 일으킨 50대 운전자는 사람을 치고도 몰라서 그냥 갔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그를 뺑소니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횡단보도는 이동량이 매우 많은 도로이다. 하지만 횡단보도 어느 방향에도 신호등이나 점멸등은 달려있지 않았으며 이 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살얼음 판을 걷는 기분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야만 했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차가 멈춰 서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런 운전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심지어 유모차를 보고도 횡단보도를 쌩 지나가기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평소에도 횡단보도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었는데 경찰은 사망 사고가 일어난 지금에서야 신호등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통문화 후진국 한국
안성에서 일어난 횡단보도 사망사고는 비단 한 도시의 문제가 아니다. 도로 위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먼저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쌩쌩 지나가는 차들의 눈치를 보며 길을 건너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지만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교통문화는 후진국 그 자체인 것이다. 이는 가벼운 처벌 탓이라는 의견또한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횡단보도 신호위반을 무거운 죄로 인식해 영국에서는 이를 위반할 시 157만 원을 범칙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고작 6만 원이다. 운전자의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교통문화에 맡겨 버리기엔 한국은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다.
횡단보도 사망사고 OECD 국가 1위 불명예, 법 미비의 문제 아냐
한국에서 2019년 기준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망한 인원은 280명에 달한다. 이는 OECD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숫자이며,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한정한 통계를 보자면 OECD 평균 4배에 달하는 부끄럽고 충격적인 수치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국의 도로교통법이 약한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유럽권 나라들을 여행하다 보면 낯선 풍경을 보 게된다.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늉만 해도 차가 멈추는 것이다.
심지어 신호등이 있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쌩쌩 달리는 차가 보이는 한국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과연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실제로 한국의 너무 싼 범칙금과 거액의 유럽 각국의 범칙급 차이는 크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3년 동안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을 정도로 법을 어겼을 시 죄는 무겁다. 한번 정착된 인식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력한 법을 통해 횡단보도 신호위반 운전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 보행자가 먼저라는 배려와 양보의 인식 변화가 씁쓸하고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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